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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컴퓨터의 반대말은 호스티스 컴퓨터일까?
뚱비
2011. 2. 22. 03:10
호스트 컴퓨터의 반대말은 호스티스 컴퓨터일까?
컴퓨터통신은 처음에는 호스트 컴퓨터와 게스트인 단말기로 시작했습니다. 호스트(host)란 주인을 뜻하는 낱말입니다. 게스트(guest)는 손님을 뜻하는 낱말입니다. 그래서 통신망에 처음 가입하는 분들은 guest나 손님을 입력한 다음에 등록을 하는 절차를 받습니다.
요즘에는 PC를 이용해서 컴퓨터통신을 하지만 옛날에는 단말기를 이용해서 컴퓨터통신을 했습니다. 그럼 단말기란 무엇이고 호스트 컴퓨터란 무엇일까요?
호스트 컴퓨터는 사람들이 접속해서 정보를 빼갈 수 있으며, 또 정보를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컴퓨터를 말합니다. 그리고 단말기는 호스트 컴퓨터와 연결하여 호스트 컴퓨터에 수록된 정보를 빼갈 수 있는 기계장치를 말합니다.
단말기는 터미널(terminal)의 번역인데, 해석하자면 끝에 달린 기계라는 뜻입니다. 어디 끝인가? 호스트와 연결된 선의 끝에 달린 기계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은행에 가면 은행창구 직원이 돈을 계산해서 입출금 내역을 통장에 기록하는데 이때 은행창구 직원이 사용하는 기계가 단말기입니다. 이 단말기를 이용해서 은행 창구 직원이 김중태라는 손님이 100만원을 입금했다고 입력하면 국민은행 본사에 있는 컴퓨터로 이 자료가 전송됩니다. 그리고 본사에 있는 메인컴퓨터인 호스트 컴퓨터에서 김중태라는 고객의 계좌에 100만원 입금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다시 이 결과를 은행 지점의 여직원이 사용하는 단말기로 보내서 통장에 입금내용을 찍도록 합니다. 이때 국민은행의 본사에 귀중하게 모셔진 컴퓨터가 바로 호스트 컴퓨터이고 은행지점의 창구직원이 사용하는 기계가 단말기입니다.
이처럼 호스트 컴퓨터란 통신망이나 기업에서 전산화를 할 때 모든 일의 중심이 되는 대형컴퓨터를 말합니다. 일반인들이 통신망에 접속해서 자료를 주고받는 일들은 바로 이 호스트 컴퓨터가 처리를 하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들이 통신을 통해서 통신망에 접속한다는 이야기는 호스트 컴퓨터에 접속해서 호스트 컴퓨터의 자료를 이용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메인프레임이라는 컴퓨터는 '주전산기'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졌는데, 역시 어떤 전산작업의 중심을 담당하는 셈틀입니다. 메인프레임은 '대형컴퓨터, 주요컴퓨터'라는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메인프레임이 꼭 호스트 컴퓨터가 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메인프레임으로 호스트 컴퓨터를 삼기 때문에 둘을 비슷한 의미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스트 컴퓨터를 돌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호스트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어떤 통신망에 접속해서 제공받는 정보나 통신망을 사용하기 위한 명령어 등이 각기 다른 이유는 호스트프로그램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호스트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의 능력과 의도에 의하여 각기 다른 형태로 개발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호스트 프로그램이 있는 셈입니다.
한편 본사 전산실 직원은 호스트 컴퓨터와 호스트프로그램을 맡아서 관리할텐데 이처럼 호스트 컴퓨터를 관리하는 사람을 지기나 운영자 또는 시삽(SYSOP=SYStem OPerator)이라고 말합니다. 대형통신망에서는 주로 회사의 직원이 맡고 일반 기업에서는 전산담당자가 맡는데 통신망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호스트 컴퓨터의 반대말은 호스티스 컴퓨터가 아니라 게스트나 단말기가 되는 것입니다.
호스트 컴퓨터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통신망의 규모에 따라서 조금씩 다릅니다. 은행처럼 전국의 지점과 연결하여 복잡한 숫자를 처리할 경우에는 대형컴퓨터를 여러 대 사용하여 호스트 컴퓨터로 사용합니다. 아마 가끔 TV 등을 통해서 보셨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방안 가득 메우고 있는 덩치큰 컴퓨터들이 주로 호스트 컴퓨터로 사용됩니다. 얼핏 보면 슬림형 에어컨 같기도 하고 냉장고 같기도 합니다.
단말기의 형태 역시 다양합니다. 은행창구에서 사용하는 단말기와 증권사, 24시간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단말기의 형태는 각기 다릅니다. 그러나 이들 단말기는 모두 본사의 호스트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통신을 하면서 자료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전국의 각 지점에서 서울 본사의 호스트 컴퓨터와 통신할 수 있는 시설이 처음부터 갖추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창기의 호스트 컴퓨터와 단말기는 한 방이나 하나의 건물 안에서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먼거리에 있는 단말기와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선도 없었고, 또 장거리통신을 위한 특수한 기계장치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창기의 호스트 컴퓨터와 단말기는 잘 해야 그 건물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연구소나 학교 등에 호스트 컴퓨터를 한 대 설치하면 여기에 단말기를 연결하여 교수, 학생, 연구원들이 호스트 컴퓨터를 사용하는 형태였습니다. 보통 직장이나 연구소 같은 데 가면 본체는 없고 모니터(화면)와 글판(키보드)만 달랑 있는 경우를 자주 볼텐데 이처럼 입출력 장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 전까지 사용하던 단말기 형태였습니다. 사용자가 글판으로 입력하면 선을 따라 호스트 컴퓨터에 명령이 전달되고 호스트 컴퓨터에서 계산을 해서 명령을 내린 사용자에게 계산결과를 보여주는 형태였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글판과 모니터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이보다 더 전에는 카드천공기라는 것을 이용하기도 했으며 더 열악한 형태로 호스트 컴퓨터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옛날에는 호스트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무척 제한되었습니다. 호스트 컴퓨터가 있는 장소에 직접 드나들 수 있는 사람들만이 호스트 컴퓨터를 직접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는 그 학교 학생들이 단말기가 설치된 별도의 방에 들어가서 단말기를 이용하여 호스트 컴퓨터를 이용하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PC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서 대부분의 학생은 학교 전산실에 설치된 호스트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학생들은 단말기가 설치된 방에 가서 명령을 내리는데, 한참 후에 호스트 컴퓨터가 계산 결과를 화면이나 프린터로 출력해줍니다. 그러면 계산결과를 디스켓에 담거나 종이로 프린트해서 교수에게 숙제로 제출하곤 했습니다. 전산실이나 단말기의 사용은 엄격하게 제한되었는데 학생들도 학기초에 전산실 사용료를 등록금과 별도로 내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용하려는 학생 수는 많고 호스트 컴퓨터에 연결된 단말기 수는 적고, 거기에 호스트 컴퓨터가 그리 빠른 것도 아니고. 다른 학생이 먼저 사용하면 몇 시간씩 기다렸다가 잠깐 사용하면서 교수가 내준 숙제를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카드천공기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나았으니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행복한 편인 셈입니다.
이처럼 가장 단순한 형태의 컴퓨터통신은 호스트 컴퓨터가 있고, 여기에 단말기를 몇 대 연결한 형태였습니다. 단말기의 형태는 여러 형태로 바뀌었지만 요즘에는 모니터와 글판을 가진 형태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단말기와 호스트 컴퓨터를 연결할 때는 주로 별도의 통신 케이블 선을 사용하는데 이때 케이블 선의 끝에는 시리얼포트라는 연결단자가 있어야 합니다. 마치 TV와 VTR을 연결할 때 연결단자에 선을 꽂는 것처럼 단말기와 호스트 컴퓨터의 시리얼포트에 선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요약: 호스트 컴퓨터란 단말기를 이용해서 정보를 입출력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말하며, 호스트 컴퓨터를 관리하는 사람을 운영자(SYSOP=System Operator)라고 말합니다.